조건은 어디에 적혀 있나
유럽연합은 드레스덴의 반도체 공장 두 곳에 독일이 59억 2천만 유로를 대는 것을 승인했다. 잘되면 이익을 나눈다는 문장은 승인 문서에 있다. 잘못되면 어떻게 되는지는 어디에 적혀 있는지 찾아봤다.
전제
만약 공적 자금이 공장을 짓는 데 들어간다면, 이익이 가는 길과 손실이 가는 길은 같은 문서에 적혀 있어야 한다.
조건문이다. 보조금이 잘못이라고도, 기업이 이익을 가져간다고도 말하지 않는다.
승인 문서에 적힌 것
드레스덴에 서는 반도체 공장 두 곳에 독일이 공적 자금을 댄다. 유럽위원회가 국가보조 규칙에 따라 둘 다 승인했다.
- ESMC — 2024년 8월 20일 승인. 50억 유로. 대만 TSMC가 보쉬·인피니온·NXP와 세우는 합작 공장이다.
- 인피니온 — 2025년 2월 20일 승인. 9억 2천만 유로를 직접 보조금으로 준다. 35억 유로짜리 투자에 대해서다.
지난 글에서는 이 공장들에 어떤 일이 남는지를 물었다. 이번에는 돈이다. 잘되면 이익은 어디로 가고, 잘못되면 손실은 누가 지는가.
먼저 승인 문서에 적혀 있는 것부터 본다. 두 보도자료가 같은 구조로 적는다.
| 무엇 | ESMC | 인피니온 |
|---|---|---|
| 예상을 넘는 이익 | 독일과 나누기로 합의했다 | 같은 합의 |
| 위기 때 우선 주문 | 유럽 반도체법에 따라 따르기로 약속했다 | 같은 약속 |
| 접근 | 유럽 고객에게 열린 파운드리, 중소기업과 신생기업 포함 | 중소기업과 연구기관에 시험·시제품 제작을 열어 준다 |
| 연구개발 | 유럽 대학 지원 | 다음 세대 칩 연구개발을 유럽에서 |
이익 쪽은 적혀 있다. 예상을 넘는 이익이 나면 독일과 나눈다는 문장이 두 승인에 모두 들어 있다.
적혀 있지 않은 것
두 보도자료 어디에도 사업이 멈추거나 떠날 때 어떻게 되는지는 나오지 않는다. 환수도, 반환도, 일정 기간 유럽에 남아야 한다는 조건도 보이지 않는다.
여기서 조심할 것이 있다. 결정문의 전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비밀유지 심사가 끝나야 사건번호(SA.107553, SA.106117)로 공개된다. 그러니 정확한 말은 없다가 아니라 공개된 문서에서는 확인되지 않는다이다. 이 글이 읽은 것은 공식 보도자료다.
그런데 이익 공유는 보도자료에 적혀 있다. 같은 문서가 한쪽은 적고 한쪽은 적지 않는다.
조항이 있는 것과 작동하는 것
환수 조항이 유럽에 없는 것은 아니다. 유럽회계감사원이 이렇게 적는다. 2021년에 집행위원회가 중요 공동 관심 사업(IPCEI) 지침을 고쳐 이익 수준에 연동되는 환수 장치를 넣었다. 보조금이 필요한 만큼만 가도록 하는 안전장치다.
같은 문단에 이어지는 문장이 중요하다. 그 장치가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고 감사원은 적는다.
조항이 있다는 것과 조항이 작동했다는 것은 다른 사실이다. 이 글에서 확인한 것은 앞쪽까지다. 드레스덴 두 공장의 이익 공유 조항도 마찬가지다. 공장이 아직 생산에 이르지 않았으니 작동한 사례가 있을 수 없다.
떠날 때
반대쪽 사례도 있다. 인텔은 2023년에 독일 정부와 마그데부르크에 300억 유로가 넘는 공장 둘을 짓기로 합의했다. 2025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회사는 독일과 폴란드의 계획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감사원 보고서에도 비슷한 장면이 나온다. 감사 시점에 최초 시설 후보 13건 가운데 승인을 받은 것은 넷이었고, 여섯은 협상 중이었는데 그 가운데 최첨단 공정 두 건은 보류됐다. 감사원은 기업 이름을 적지 않는다. 그래서 이 글도 그 두 건을 특정 기업과 잇지 않는다.
독일의 공적 자금이 실제로 얼마나 나갔고 환수 절차가 있었는지는 공식 문서로 확인하지 못했다. 승인 결정 자체를 찾지 못했다. 감사원도 적는다. 보조금이 승인돼도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완료된다는 보장은 없으며, 결국 투자자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법이 놓아주지 않는 한 자리
반도체법에 한 조항이 있다. 위기가 선언되면 인정받은 시설은 위기 관련 제품의 주문을 받아 우선 생산하라는 요구를 받을 수 있다(26조). 따르지 않으면 하루 매출의 1.5퍼센트까지 이행강제금이 붙고, 정보 의무 위반에는 30만 유로까지 과징금이 붙는다(33조).
그리고 15조 8항이 흥미롭다. 시설이 인정 지위를 잃으면 그 지위에서 오는 권리는 전부 사라지는데, 우선 주문 의무만은 원래 정해졌던 기간만큼 그대로 남는다.
법이 기업을 붙드는 자리가 하나 있다면 여기다. 다만 그것은 위기 때 물건을 만들라는 의무이지, 돈을 돌려주라는 의무가 아니다.
세는 자리가 또 비어 있다
감사원 보고서에 이런 대목이 있다. 집행위원회는 반도체법과 관련해 국가보조를 포함한 투자를 보도자료와 진행 중인 협상, 회원국의 통보 같은 정보로 파악한다. 그렇게 파악한 것이 투자 후보 29건, 그중 최초 시설 13건이고, 국가보조 260억 유로와 투자 600억 유로가 걸려 있다.
보고서의 한 절 제목은 이렇게 적는다. 국가보조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집행위원회는 그것이 EU 목표에 얼마나 기여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
17편에서는 공장 안에서 어떤 일이 생기는지를 세는 자리가 비어 있었다. 이번에는 그 돈이 무엇을 만들어 냈는지를 세는 자리가 비어 있다.
그래서 지금 말할 수 있는 것
- 이익 쪽에는 문장이 있다. 예상을 넘는 이익은 독일과 나눈다.
- 위기 쪽에도 문장이 있다. 우선 주문 의무는 지위를 잃어도 남는다.
- 중단 쪽은 공개된 문서에서 보이지 않는다. 결정문 전문이 나오면 달라질 수 있다.
- 작동한 사례는 아직 없다. 조항은 2021년부터 있었고, 효과는 지켜봐야 한다고 감사원이 적는다.
공장을 부를 때 셈하는 것은 투자액과 일자리다. 그런데 돈이 거꾸로 흐를 때의 길은 같은 자리에 적히지 않는다. 그 길을 적는 것과 적지 않는 것은 다른 선택이고, 둘 다 가능하다. 지금 공개된 문서로는 어느 쪽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 이 글이 확인한 것이다.
이 글이 말하지 않는 것
- 기업이 세금을 가져간다는 것
- 보조금을 없애야 한다는 것
- 국가가 지분을 가져야 한다는 것
- 어떤 기업이 처음부터 떠날 생각이었다는 것
- 결정문에 환수 조항이 없다는 것 — 공개된 문서에서 확인되지 않았을 뿐이다
확인한 것 · 확인하지 못한 것
확인한 것
- ESMC 드레스덴 — 독일의 50억 유로 지원을 2024년 8월 20일 승인, 사건번호 SA.107553. ESMC가 예상을 넘는 이익을 독일과 나누기로 합의했고, 위기 때 우선 주문에 따르기로 약속했으며, 열린 파운드리로 유럽 고객에게 접근을 제공한다 — 집행위원회 보도자료
- 인피니온 드레스덴 — 9억 2천만 유로 직접 보조금, 35억 유로 투자, 2025년 2월 20일 승인, SA.106117. 같은 이익 공유와 우선 주문 약속, 중소기업·연구기관 접근, 유럽 내 차세대 연구개발 — 같은 출처
- 두 보도자료에 중단·철수 시의 환수나 반환 조항은 나오지 않는다
- 2021년 IPCEI 지침에 이익 연동 환수 장치가 들어갔고, 감사원은 그 효과가 아직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적는다 — 감사원 특별보고서 12/2025
- 감사 시점에 최초 시설 13건 중 승인 4건, 협상 6건, 그중 최첨단 두 건 보류. 승인돼도 완료된다는 보장은 없다고 적는다 — 같은 보고서
- 집행위원회는 투자와 국가보조를 보도자료·협상·회원국 통보로 파악하며, 국가보조가 목표에 얼마나 기여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 — 같은 보고서
- 반도체법 26조의 우선 주문, 33조의 제재(정보 위반 30만 유로 한도, 우선 주문 불이행 일 매출 1.5퍼센트 한도), 15조 8항 — 지위를 잃어도 우선 주문 의무는 남는다 — 관보 원문
- 인텔은 2025년 2분기 발표에서 독일·폴란드 계획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확인하지 못한 것
- 결정문 전문(비밀유지 심사 전)
- 마그데부르크에 지급된 공적 자금과 환수 절차
- 감사원이 적은 보류 두 건의 기업 이름
- 이익 공유 조항이 작동한 사례
- 공적 자금이 지분으로 들어간 EU 사례
- 우선 주문 조항의 발동 여부
아직 검증되지 않은 항목
이 글은 아래 항목이 확인되기 전까지 검증 완료로 표시되지 않는다.
- 국가보조 결정문의 전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 글이 읽은 것은 집행위원회의 공식 보도자료다. 중단·철수 때의 환수 조항이 결정문 안에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보도자료에 없다는 것까지만 확인했다.
- 인텔이 마그데부르크 계획을 접은 뒤 독일의 공적 자금이 실제로 지급됐는지, 환수 절차가 시작됐는지는 공식 문서로 확인하지 못했다.
- 유럽회계감사원은 최첨단 공정 두 건이 보류됐다고 적지만 기업 이름을 적지 않는다. 이 글도 그 두 건을 특정 기업과 잇지 않는다.
- 이익 공유 조항이 실제로 작동한 사례를 찾지 못했다. 공장들이 아직 생산 단계에 이르지 않았다.
- 유럽연합 안에서 공적 자금이 반도체 공장의 지분으로 들어간 사례를 찾지 못했다. 없다는 뜻이 아니라 찾지 못했다는 뜻이다.
- 우선 주문 조항이 발동된 적이 있는지 확인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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